회고/군생활 회고

군생활 회고(20.7. ~ 군생활의 시작)

susong 2022. 11. 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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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대에서의 군생활은 매우 평화로웠다.

하늘같이 높다고 생각했던 대령이 내 옆 사무실인 것만 빼고 말이다..

 

처음 자대에 도착하니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과장' 직책을 가지고 자대에 갔지만 내 사무실 같은 것은 없었고

심지어 내가 쓸 책상 그리고 컴퓨터조차 없었다.

 

부대는 언제나 그렇듯 바빴고 동료들은 바로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주기보다는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를 더 궁금해했다.

업무를 잘하기보다는 일단은 어울리자!라고 생각한 나는 얼마 가지 않아 감사하게도 따뜻한 동료이자 전우들을 만들 수 있었다.

 


소위 송승운에게 부여된 첫번째 임무

왼쪽 하단에 내가 처음으로 실시한 공보사례가 보인다.

내가 자대에 배치되고 얼마되지 않아, 부대는 큰 시련을 겪었다.

 

어떤 시련인지 말은 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근을 못하고 열심히 부대를 위해서 묵묵히 일할 뿐이었다.

 

그렇게 한달여간 시련을 극복하던 와중, 부대에 한 편의 편지가 도착했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귀 부대의 부사관분이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응급처치를 해주어 다행히 우리 아파트 사람이 살 수 있었습니다. 군과 부대에 감사합니다'

 

이런 편지를 받은 우리 부대장님은 즉시, 그 편지를 내게 주시면서 한 마디 하셨다. "(홍보) 할 수 있겠냐?"

 

그때는 멋모르고 그냥 "안되면 되게하겠습니다!" 외쳤고, 부대장님은 그게 좋게 보이셨나 보다. 이후에 어떻게 되어가냐는 말도 잘 안 물으시고 그냥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셨다.

 

그렇게 일주일, 보도자료와 사진을 부대장과 상급부대를 통해 검토받고 상급부대 공보처를 통해 언론기자들에게 이 내용은 전송되었다.

 

전송된 당일 내가 열심히 작성한 보도자료는 포털 1면에 실렸고, 세간의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에 군에 대한 신뢰 혹은 역할에 대해 언론에서 기사를 많이 내고 있었기에 군 입장으로서는 더욱 더 이런 기사를 내보내고 싶었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 적절한 이슈가 나오니, 물심양면 지원을 해줬다. 한마디로, 나는 운이 좋았다.

 

그렇게, 한발자국 인정받는 과장이 되어갔다.

 


사무실을 얻다

나는 사무실 없는 과장이었다.

이걸 과장이라고 해주나?

사무실 입주중, 청소중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힘든 과정은 있기 마련이기에, 나는 사무실과 컴퓨터 그리고 기자재 얻기가 내 첫 번째 목표였다.

 

다행히, 위의 사례 외에도 몇번의 임무를 완수한 이후 과장으로서의 평가가 좋아진 후 나는 사무실을 얻게 되었다.

 

문제는 그게 거의 11평이 넘었다는 것이다.

나랑 정훈병 두명이서만 쓰기에는 너무 낭비였기에 이 사무실은 나중에 반납하고 더 작은 사무실로 이사했다

(원래 주임원사실을 나중에 내가 썼다)

 


일상 업무

 

부대 활동 게시판, 디자인 송승운 관리 송승운 제작 송승운

 

나의 업무는 간단했다.

나는 아래와 같은 업무들을 했었는데

 

1.  전날 있었던 군 관련 기사들을 모으고(이것도 상급부대에서 1차적으로 해준다) 이후, 우리 부대와 관련된 녀석들을 분류한 후 코멘트를 작성해서 매일(월 ~ 토) 아침 7시에 올렸다.

2. 부대 관련 홍보거리 찾아서 홍보하기(실제로 몇 번 더 했다)

   - 오늘 현장의 군수인 에 가면 아직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3. 부대 디자인 작업 일체 하기

   - 부대 게시판이나 주요직위자 현황판 전자화 등 

   - 디자인적 요소가 들어있으면 그냥 내가 했다. 부대장 명함까지도

   - 낡은 주요직위표가 있어서 아예 뜯어버리고 TV로 대체해버리기도 했다.. 참 다양한 일들을 했다

4. 당연하지만 정신전력교육

   - 일일 정신전력 교육

   - 주간정신전력 교육

   - 집중 정신전력 교육(일주일)

5. 부대 문화생활

   - 지역 도서관들과의 협약 일체

   - 도서 기부받으러 다니기.. 및 도서관리 등

7. 각종 회의 주요 직위자로서 참석하기

   - 왜 민간에서는 회의 없애기가 트렌드인지 알 수 있다.

8. 상시 부대 및 상급부대 관련 기사 확인

   - 나중에는 그냥 AWS에 파이썬 봇 돌렸다

   - Scrapy로 다음 및 네이버 포탈 2초에 한 번씩 긁고 만약 조건에 맞는 기사가 나오면 Telegram Bot 통해서 전송하는 방식

   - 이 것 만들고 군생활이 훨씬 편안해졌다.

9. 본부중대장 대리업무

   - 실제로 대리업무로 지정받아서 열심히 했다.

10. 북한이탈주민, 민간전문강연 관리

11. 전출, 전역인원에 대한 기념패 만들기 등등등... 애매한 업무는 다했다.


넘치게 벌인 사업들

병영문화 기자재 뜯어온 사진

이런 부하 있었으면 하는 사람 혹은 조금 부담스러운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나다

 

나는 상급부대에서 '좋은 것 있는데 해볼 부대?' 이러면 꼭 손 크게 들고 신청했던 것 같다.

이런 나의 적극성 덕분에 우리부대는 다른 부대와 다르게 여러 사업들을 진행했는데 굵직한 것들만 꼽으면 아래오 ㅏ같다.

 

1. 병영문화체험교육(3년 연속)

2. 신나는 예술여행

3. 군가 가창대회

4. 청년 DREAM 국군드림 페스티벌

   - 이 참여는 나중에 내가 탄약사를 빛낸 인물이 되게 한다.

5. 온갖 교리 표지 사진 찍어주기

6. 병영 문화 기자재 사업

  - 열심히 가서 밴드용 물건들 얻어왔다.

7. 그 외에도 말할 수 없는 다양한 사업들을 해왔다.

신나는 예술여행 중

20대 중반을 과장으로서 보내는 유니크한 경험은 어떻게 일을 해야 성과가 나오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게 해 주었다.

그냥 마음이 가는대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계획과 기회를 살펴야 내 주변, 아랫사람이 덜 힘들고 성과있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정말 수도없는 경험을 통해서 깨달았다.

 

업무를 함에 있어서 내가 열심히 하기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될 자리를 보고 덤벼서 집중해야 된다.

즉, 누울 자리를 보고 누워야된다. 못 먹을 것을 도전했다가 괜히 나도 힘들고 내 부하도 힘들고 성과도 안나오는 최악을 경험하지 말자.

 

우리의 몸은 하나이다. 너무 많은 것을 다 하려고 하지 말자

잘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가장 효율 좋은 것부터 하나하나씩 해내자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니까 :) 

 

다음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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